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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 추돌 후 후진·20초 정지… 크루즈선, 알고도 ‘뺑소니’ 정황 [기사]

46 상디 0 74 2019.08.25 07:36

추가공개 CCTV 에 담긴 사고 순간 헝가리 여객선협회가 1일(현지시간) 유튜브에 공개한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침몰 당시 CCTV 영상. ①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빨간 원)이 앞서가던 허블레아니의 선미 왼쪽을 들이받고 있다. ② 허블레아니를 가라앉힌 바이킹 시긴이 화면에서 사라지고 있다. ③ 바이킹 시긴이 다시 후진하면서 선미 부분이 다시 CCTV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 유튜브 캡처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지난 29일 밤(이하 현지시간) 한국인 탑승 유람선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아 침몰하게 한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이 사고 직후 현장으로 되돌아오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1일 공개됐다. 바이킹 시긴호 선장과 승무원들이 사건 당시 충돌 사실을 감지했는데도 적극적인 구조 활동을 하지 않고 ‘뺑소니’를 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바이킹 시긴이 구조에 나서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후진으로 선내 조난객의 탈출만 방해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현지 당국은 바이킹 시긴의 선장을 구속해 수사 중이다.

헝가리 여객선협회는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 장면을 담은 7분22초 분량의 CCTV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영상은 두 선박이 충돌하기 2분 전 상황에서 시작한다. 허블레아니와 바싹 붙어 전진하던 바이킹 시긴은 머르기트 다리에 이르러 허블레아니의 좌현 후미를 충돌한다. 허블레아니는 바이킹 시긴에 밀려 왼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영상에서 자취를 감춘다. 바이킹 시긴은 허블레아니가 가라앉은 뒤에도 기존 진행 방향을 유지하며 서서히 감속하다 충돌 1분 만에 CCTV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이어 15초쯤 뒤 바이킹 시긴이 천천히 후진하면서 후미 부분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바이킹 시긴은 사건 현장에서 20초쯤 머물다 다시 후미에 물보라를 일으키며 앞으로 나아간다. 바이킹 시긴은 추돌 사고 후에도 느린 속도로 45분을 더 운항한 뒤 북쪽 선착장에 도착했다.

바이킹 시긴의 감속과 후진 사실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바이킹 시긴 선장과 승무원들이 사건 발생 사실을 감지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헝가리 매체 ‘인덱스’는 해당 동영상을 확대해 분석한 결과, 승객 5~6명이 수면에 머리를 내놓고 허우적거리고 있었고, 바이킹 시긴 승무원들이 구명조끼 2개를 던지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점에서 헝가리 경찰이 사고 10분 뒤에야 신고를 접수하고 바이킹 시긴이 아니라 다른 선박들이 생존자 구조를 주도한 것도 미심쩍은 대목이다. 인터넷 매체 ‘오리고’는 바이킹 시긴의 후진을 두고 “선내에 있던 승객들의 탈출을 방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헝가리 수사당국은 선장이 허블레아니와 근접한 상황에서도 교신을 시도하지 않는 등 부주의와 태만을 저질렀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리 C’ 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64세 우크라이나인 선장은 “사고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보석금 1500만 포린트(약 6150만원)을 내고 석방하는 조건도 함께 제시했다. 검찰은 재판이 끝날 때까지 선장을 풀어줘서는 안 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현지 언론 HVG 는 선장의 유죄가 인정될 경우 짧게는 2년, 길게는 8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허블레아니호를 체코 구조팀이 수중음파탐지기로 촬영한 모습. 정부합동신속대응팀 제공
바이킹 시긴은 선체 조사를 마친 뒤 헝가리 당국의 출항 허가를 받고 출항했다. 바이킹 시긴은 1일 오전 오스트리아 빈을 지났으며 3일 오전 독일 파사우에 도착할 예정이다.

현지에 파견된 정부합동신속대응팀은 다뉴브강 바닥에 가라앉은 허블레아니 선체 수색을 위해 3일 잠수를 시도하되 여건이 되지 않을 경우 오는 6일 선체 인양을 시작할 것이라고 2일 밝혔다.

조성은 기자, 부다페스트=박상은 기자 jse 130801@ 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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