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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운동선수에게 있어서는 가장 치명적인 아킬레스건 부상. NBA의 꽃인 파이널 무대에서도 이 악령을 피하지 못해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하는 가운데, 그 당사자인 케빈 듀란트의 복귀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케빈 듀란트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 주 토론토 스코티아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8-2019 NBA 파이널 토론토 랩터스와의 5차전에서 33일 만의 복귀전을 가졌다.
지난달 종아리 부상을 당했던 듀란트는 5차전에 선발로 나서 1쿼터부터 슛감을 뽐내 성공적 복귀를 알리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내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할 부상이 다시 터졌다. 2쿼터 2분 11초 만에 오른쪽 아킬레스건을 다친 것. 이후 부축을 받아 경기장을 떠난 듀란트는 뉴욕으로 이동해 MRI 검진을 받았다. 5차전 후에도 골든스테이트 밥 마이어스 단장이 듀란트의 아킬레스건 부상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13일 오전 듀란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몸 상태를 전했다. 듀란트는 “나는 내 아킬레스건을 파열시켰다. 수술은 오늘 성공적으로 끝났다. 돌아가기 위한 내 길은 이제 시작됐다”라며 자신의 상태를 알렸다.
발꿈치 뼈의 뒤쪽, 인체의 최하단에 위치해 몸을 지탱하는 만큼 아킬레스건 부상은 특히 운동선수에게 있어 치명적이다. 듀란트의 재이탈로 골든스테이트의 3-Peat에 짙은 적신호가 켜진 것도 사실이지만, 많은 이들은 시선의 끝을 멀리 옮기고 있다. 올 시즌 종료 후 선수 옵션에 따라 FA(자유계약선수) 자격도 얻을 수 있는 듀란트가 현재 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기에, 대의적으로 그의 행보에 큰 주춤함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시선들이 많아졌다.
KBL에서도 아킬레스건 부상은 발생할 때마다 구단 관계자는 물론 팬들의 많은 우려를 샀다. 대부분 한 시즌 정도의 공백을 견뎌내야 하는 부상이기에 선수 본인에게도 긴 인내의 시간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국내 프로구단 트레이너들은 듀란트의 부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오리온 우건영 트레이너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듀란트가 다치는) 영상을 봤는데, 뭔가 튕기는 느낌이 있었다. 아킬레스건이 종아리 근육 쪽과 붙어있는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듀란트처럼 어느 정도 발을 딛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파열이기 때문에 뒤꿈치를 들고 발 앞쪽을 밀면서 걷는 동작이 안 되는 것이다. 초기에 걷는 모습만으로는 완전 파열인지 부분 파열인지 구분은 힘들다”라며 듀란트의 부상을 바라봤다.
이어 “보통 팝사운드라고 부르는데,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면 고무줄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부상자 스스로에게 들린다. 정말 심할 경우에는 옆 사람에게까지 들린다. 보통 부상 당시에는 그런 정황으로 파열 정도를 판단한다. 부상 부위를 바로 건드리게 되면 2차 손상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트레이너들도 검사 전까지는 되도록 손을 대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듀란트의 다음 시즌 복귀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우건영 트레이너는 “보통 의사들이 구조학적으로 회복 기간을 6개월로 잡는다. 그리고 돌아와서 예전의 기량을 발휘할 때까지의 시간을 포함해 1년을 바라보는 것이다. 선수의 컨디션과 회복 속도가 중요한데, 듀란트의 리그에서의 위치가 있는 만큼 무리한 조기 복귀는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전자 특성에 의한 회복 속도도 고려했다. “예전에 남아메리카 배구 선수를 재활시킨 적이 있었다. 그 선수는 발목을 심하게 접질렸었는데, 확실히 회복 속도가 엄청 빨랐다. 듀란트도 체중이 많이 나가는 선수가 아니고, 유전적으로 근질도 좋기 때문에 예상보다는 회복이 빠를 가능성도 보고 있다.” 우건영 트레이너의 말이다.
한편, KBL에서는 최근 아킬레스건 부상자 중 복귀가 다소 빨랐던 케이스가 있었다. 지난 2017년 3월 2일 전주 KCC전에서 아킬레스건 완전 파열 부상을 입었던 윤호영이다. 당시 윤호영은 돌파 과정에서 갑작스레 쓰러지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결국 들것에 실려 코트를 빠져나갔다. 부상을 당하는 과정에서 큰 몸싸움은 없었지만, 급격한 스텝을 밟았던 건 듀란트의 상황과 비슷했다.
완전 파열이었기 때문에 당초 긴 회복 시간이 예상됐지만, 윤호영은 약 8개월 후 2017-2018 D리그 1차대회 개막전에서 실전 경기를 소화했다. 비시즌을 재활에 부지런히 투입, 결국 시즌 중 공백은 길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앞서 2014년 이승준의 아킬레스건 완전 파열 부상 때부터 함께했던 원주 DB 윤준 트레이너는 “승준이 형도, 호영이도 완전 파열이었다. 완전 파열이 되면 발목 자체가 움직여지지 않기 때문에, 듀란트처럼 발을 딛기도 힘들다.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면 고무줄처럼 위나 아래쪽으로 말리기 때문에 못 움직이는 것이다”라며 아킬레스건 부상을 바라봤다.
당시 윤호영의 빠른 복귀는 윤준 트레이너도 놀라웠다고. 그는 “3월에 다쳤는데 회복이 너무 빨랐다. 그래서 우리 팀이 9월에 일본 전지훈련을 갈 때 한국에서는 이미 코트 운동도 해도 된다는 소견을 받았었다. 판단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일본에서도 스포츠재활 전문 의사에게 검사를 받았는데 완벽히 복귀가 가능한 상태라고 들었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윤호영의 경우로 빗대봤을 때 부상 후 수술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짧느냐도 영향이 있을 거란 게 윤준 트레이너의 말이다. “아마도 승준이 형은 주말이 끼어있었고, 강병현도 명절이 겹쳐있어서 수술을 바로 받지 못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호영이는 다음날 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완전 파열이면 고무줄처럼 말려들어간 걸 다시 끌어 당겨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길어질수록 회복 역시 길어질 수 있다. 호영이 같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잘 맞아 들어가 회복이 빨랐던 것 같다.”
윤준 트레이너 역시 듀란트를 바라보며 회복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놨다. “예전에 한국에서 뛰었던 애런 맥기가 아킬레스건 건염이 정말 심했던 적이 있었다. 심하면 파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태였는데, 확실히 동양인보다는 아킬레스건 자체가 강하기도 하고 유연성이 좋아서 회복 속도는 빠를 수 있다고 본다.”
두 시즌 연속 파이널 MVP를 차지하고 3-Peat까지 바라보며 최고의 순간만을 꿈꿨던 듀란트. 그에게 선수생활 최대의 위기가 찾아온 가운데, 과연 그가 무사히 회복하고 돌아와 다시 한 번 NBA 팬들을 열광케 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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