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
이 리뷰는 영화를 보는 견해에 대한 개인적인 회고이며 질문들입니다.
'재미를 모르겠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을 보면 늘상 들었던 생각입니다. 취향에 맞는 영화를 보자는 마인드가 싫기에, 좋은 영화를 좋게보고픈 욕심에서 늘 호기심을 가지고 모든 장르의 영화를 접하려 합니다. 봉 감독의 영화들은 한결같이 이런 생각을 했던것 같습니다. 장르영화라 하기에는 장르적 재미를 모르겠고, 그 상징성들은 피곤했습니다.
코미디 요소가 그의 영화에는 항상 들어가있으면서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리얼리즘 적인것도 아니고 순수 코미디 영화처럼 과장된 상황에서 오는 아이러니함으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도 아닙니다. 현학적이고 우화적이고 희화화되었다고 그의 영화들을 보면 느낍니다.
비유? 전 상징하는 어떤것들로 채워넣은 영화를 비선호합니다. 리얼리즘과 형식주의의 어딘가를 교묘하게 비집고 자리한 영화들이죠. '내가 그것들에 무관심하니 <기생충>은 재미가 없는 영화다.' 라고 말하고 싶지않습니다. 꾸역꾸역 모든 장르의 영화를 봐대는건 내 취향의 벽을 허물어서라도 재미를 느끼고 싶어서 입니다.
늘 봉준호 감독은 '사회구조에 대한 모순'을 영화에서 꼬집어 왔습니다. 답이 없는 주제이기에 참 피곤한 비유입니다. 뭇 예술영화들을 보고있노라면 '삶의 굴레'를 흔히 표현하곤 합니다. 영화가 끝나며 내어놓는 해답은 '결국 이런것이 삶이다.'라는 어쩌면 삶의 공허함이거나, 어쩌면 순응해서 살아갈수밖에 없다는것. 하지만 그러한 삶의 굴레엔 늘 답과 희망이 있습니다. 한 인물의 정서를 보통 따라가는 영화들이기에,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해답을 찾을수 있습니다. 도처에 우리가 한 사람으로서 등불 삼을수 있는 소중한것들은 넘칩니다.
대상이 사회 구조에 대한 모순이 되었을때 우리는 답을 구할수 없습니다.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끝나며 내어주는 겸손한 해답을, 우리는 알고있습니다. 매우 무기력해질 희망이란것을요. 보통의 젊은이들이 기득권의 권력과 사회 구조에 가지는 항거의 정신을 갖습니다. 사회의 물을 먹어가며 사회의 굴레에 물들어갑니다. 사회구조의 모순라는 거대한 갈등에 우리는 무릎을 꿇습니다. 나 하나가 변화시킬수 있는것이 없음을 인지하며, 점점 모순 자체를 이용하려 합니다.
'관심과 에너지를 들여봤자 돌아오는것은 분노밖에'라는 핑계로 정치와 시사에 관심을 거두기로 했습니다. 투표는 당연히 하고있습니다만.. 원래도 정치에 관심이 적었고, 그나마도 무언가 희망을 가져보려 우리손으로 뽑은 정치인들에게 응원과 비판의 관심을 가지려 했습니다. 돌아오는것은 스트레스 밖에 없었죠. 한번 사는 인생인데 소모적인 일에 관심을 두기보다, 내가 하고싶은 일에 관심을 더 쏟자며 손을 놓았습니다.
답이 없음을 알고서 접하는, 봉감독의 영화들에 담긴 그 상징들이 피곤하기만 했습니다.
나이들며 변화를 두려워하는게 보편일진데, 지천명의 나이가 되어 만드는 영화마다 봉감독이 말하는 그 정성에 대하여 감탄했습니다. 영화에 상을 주었다기보다 그 진정성에 상을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테고요. 또 그러한 것들에 무관심했던 지난날과 미래의 나에 대하여도 성찰의 기회를 주는 영화였습니다.
매긴 점수는 좋은 영화인것 '같아서' 매기는 점수이지 구구절절 의미들을 늘어놓아봤자 미적인 아름다움이나 재미는 아직 찾지 못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