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덩케르크' 황홀한 공중전 비밀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가 개봉했습니다. 놀란 감독이 '인터스텔라' 이후 내놓은 신작입니다. 2차 세계대전 초반 독일군에 쫓긴 영국군과 프랑스군이 프랑스 덩케르크 해변으로 집결해 철수한 작전을 영화화했습니다.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전쟁영화입니다. 독일군이 안 나옵니다. 적군이 없는 전쟁영화라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만 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덩케르크'는 해변에서 일주일, 바다에서 하루, 하늘에서 한 시간을 교차편집했습니다. 각각의 시간들 속에서 벌어진 일들을 나중에 철수하는 그 시공간으로 합치죠. 플롯의 마법사답습니다.
각각이 다 남다릅니다만 하늘에서 한 시간에서 보여준 공중전은 그야말로 황홀합니다. 역덕(역사덕후)과 특히 밀덕(밀리터리 덕후)이라며 넋을 잃기에 충분합니다. 영국의 스핏파이어와 독일의 메서슈미트 Bf 109 (Me 109)가 공중전을 벌이니깐요. 예, 그 아름답다고 소문 난 스핏파이어입니다. 밀덕이라면, 2차 세계대전 밀덕이라면 놓칠 수가 없을 겁니다. 실제 덩케르크 공중전에는 영국 전투기 중에선 스핏파이어보다 허리케인이 더 활약하긴 했습니다. 할 수 없죠, 스핏파이어가 더 로망이니깐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CG를 최소화하고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 때는 비행기를 반으로 자른 뒤 하늘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진짜로 하늘에서 그리 찍었습니다. '덩케르크'도 30만명이란 군인을 전부 찍을 순 없으니 CG로 덧칠할까 싶었는데 천명이 넘는 엑스트라를 고용하고 나머지는 사람 모양 입간판을 세우고 찍었답니다.
그런 그가 공중전을 찍었으니 혀를 내두를 만합니다. 일단 3대의 스핏파이어를 실제로 구했답니다. 2차 세계대전에 쓰였던 비행기를 실제로 하늘로 날린 것이죠. Me 109는 스페인에서 HA-1112 부천기를 확보해 대역으로 썼답니다. 뭐 나치가 스페인 내전 당시 프랑코 정권을 돕기 위해 콘도르 군단을 보낸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니깐, 그런 인연이 이어졌겠죠.
아무튼 영화 속 Me 109는 동체 앞부분이 노란색입니다. 사실 덩케르크 공중전 당시에는 Me 109는 도색을 하기 전이었습니다. 스핏파이어와 Me 109를 관객이 더 쉽게 구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도색을 했답니다.
놀라운 건, 그 좁은 스핏파이어 조종석에 놀란 감독이 커다란 IMAX 카메라를 넣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방식으로 스핏파이어 조종사 시점으로 공중전을 담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종석에 앉아있는 배우를 클로즈업으로 담기 위해서 구 소련의 복좌기 야크-52를 개조해 실제 비행하면서 다양한 각도로 찍었답니다.
뿐만 아닙니다. 헬기 한대와 에어로스타 카메라도 도입했답니다. 헬기는 시속 120㎞가 한계인 반면 스핏파이어가 시속 300㎞를 내기에 한계가 있었지만 에어로스타가 스핏파이어와 같은 속도를 낸답니다.
놀란 감독이 더욱 무시무시한 건, 태양 반사광과 실제 하늘에서 전투할 당시 같은 고도에서 비추는 해수면을 담으려 했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비행기 덮개 안쪽에 카메라를 놓고 태양 반사광를 담았답니다. 또 캘리포니아의 팔로스 베르데스에 위치한 바다 절벽의 미 해안경비대 시설에 짐벌(항해시 사용되는 경도 측정용 나침반)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답니다. 비행기에 탑승한 배우들을 촬영할 수 있도록 높은 고도의 장소를 확보한 덕분에 실제 항공 장면 컷을 삽입할 때 배우 눈높이와 같은 해수면을 담을 수 있었답니다.
그 덕에 그토록 황홀한 공중전을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장면을 만끽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IMAX관에서 보는 게 좋습니다. 4DX로 본다면 또 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래서 놀란느님, 놀란느님 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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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이랑 CG 떡칠해서 찍은건줄 알았더니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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