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 외인시대, 여자부 6개 구단 손익계산서

현대건설 마야, IBK기업은행 어나이, 흥국생명 파스구치, GS칼텍스 루츠, 인삼공사 디우프, 도로공사 앳킨슨(왼쪽부터). 출처 | KOVO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프로배구 여자부에 ‘2m 외인시대’가 열렸다. 트라이아웃을 마친 6개 구단의 손익계산서는 엇갈린다.

2019~2020시즌 여자부 외인 6명의 평균 신장은 약 194.7㎝다. 2018~2019시즌(약 188.6㎝)보다 6㎝나 증가했다. GS칼텍스의 메레테 루츠(206㎝)는 역대 외인 최장신 기록을 다시 썼다. KGC인삼공사의 발렌티나 디우프(203.5㎝)와 한국도로공사의 셰리단 앳킨슨(195㎝)도 지난 시즌 한국을 거친 어떤 외인보다도 키가 크다. 

장신 외인선수들이 등장하면서 전술 변화는 불가피해졌다. 높은 타점과 블로킹벽을 무기로 하는 ‘고공 배구’가 시즌 테마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떨어졌던 서남원 인삼공사 감독은 ‘최대어’ 디우프를 선택하며 “우리 팀은 그동안 높이가 부족했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더 높은 곳에서 스파이크를 때릴 수 있는 해결사가 필요한 건 상위권 팀들도 마찬가지였다. 루츠를 뽑은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올해 트라이아웃에 지원한 외인들의 신장이 대부분 컸다. 작고 빠른 선수로는 부담이 있었다. 높이에는 높이로 맞불을 놓는 게 맞다”고 바라봤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도 “트라이아웃 참가자 중 키가 큰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에 높이를 중점적으로 봤다. 앳킨슨은 점프 높이나 파워 모두 굉장히 좋다”고 기대했다. 

반면 하위권 두 팀은 트렌드에 따르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영입한 밀라그로스 콜라(등록명 마야)와 재계약했다. 신장 187㎝로 새 시즌 외인 중 가장 작다. 그러나 대체 외인으로 합류했음에도 무난하게 적응했고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이 좋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 역시 “마야에게 블로킹을 이용한 공격을 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며 높이에 대한 대응을 고심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IBK기업은행도 아도라 어나이와의 동행을 택했다. 188㎝로 키는 크지 않지만 김우재 IBK기업은행 감독은 “포지션 변동 없이 레프트에 두겠다”는 방침이다. 보상선수로 데려온 표승주와의 호흡이 관건이 됐다.

우승팀 흥국생명은 지명이 후순위로 밀렸다. 큰 선수를 뽑지 못해 플랜B를 택한 쪽에 가깝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기존에는 큰 외인도 190㎝ 정도였다. 올해 2m가 넘는 선수들이 오는 바람에 작아 보일 뿐이다. 높이에서는 부족할 수 있겠지만 경기에서 그 높이가 계속 유지되는 건 아니다. 고공 배구가 아니라면 이재영처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새 외인 지울라 파스구치(189㎝)는 라이트, 레프트는 물론 리시브도 가능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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